평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1호.
밖에 나가면 또 잘 놀지만, 집에 있는 걸 더 선호하는 아이예요.
그런 1호가 갑자기 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게 웬일인가 싶어서 정말이냐 물어보니 가고 싶다고 다시 확인시켜주네요.
저희 집에서 1호가 운동이나 산책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해야 합니다.
평소에 움직이지 않고 강제로 하라고 할 순 없어서 본인이 원하는 순간이 오면 하는 것이죠.
그렇게 일요일 아침에 일찍 공원에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주말 아침의 공원 산책.
와이프는 잠자고 있고, 아이들과 저 이렇게 세 명 이서만 갔습니다.
엄마를 뺀 삼 부자( 父子) 산책로는 바로 상암 평화의 공원.
넓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아서 예전에 자주 오곤 했었는데, 오랜만에 갔습니다.
아침 바람은 아직 쌀쌀합니다만 아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각자 가지고 놀 공 하나씩과 물 하나만 챙겨서 가볍게 공원을 걸어봅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봅니다.
아이들이 크니깐 이제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가능하네요.
예전이면 꿈도 못 꾸던 산책을 말이죠.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짐도 많고, 아이들의 돌발 상황에 대처를 해야 해서 산책은 꿈도 못 꾸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도 여행 가는 것 마냥 짐을 한 보따리는 싸야 했고,
넓은 곳에 아이들 풀어놓으면 강아지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기도 했던 아이들.
이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조심하면서 잘 걷습니다.
저는 뒤에서 천천히 걸어가면서 상황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죠.
길을 가다가 보물 찾기를 발견하고 한 참을 보고 있기도 하고요.
나무나 꽃을 보면서 서로 이름을 맞혀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데, 예전에 자주 갔던 놀이터가 나오네요.
역시 애들은 애들입니다.
놀이터를 보자마자 공을 저에게 던지고 뛰어가버립니다.
평화의 공원에서도 어린아이들에게 핫플인 모험 놀이터.
여전히 많은 가족들이 오시더군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린이 집을 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유아입니다.
부모님이 계속 붙어서 함께 놀아줘야 하는 다른 집과는 다르게 저는 평화롭게 평상에 앉아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 육아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 힘든 시간은 반드시 지나갑니다.
가족 외출을 하고 들어올 때마다 와이프가 항상 했던 말이 있어요.
우리 지난번보다 더 수월하지 않았어?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나고, 그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의 도움이 없어도 되는 시기가 오더라고요.
의도치 않았지만, 이번에 놀이터에서 다른 가족들을 보면서 이걸 확 느꼈어요.
역시 육아는 힘들지만, 그 시간은 짧습니다.
육아로 고생하시는 많은 부모님들, 파이팅입니다.
'EJ 아빠의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0 초등학생이라면 한번 쯤은 다녀봐야지 (17) | 2024.04.05 |
---|---|
#329 2호가 데려온 우리집 새 식구. (10) | 2024.04.02 |
#327 학부모 공개 수업. (22) | 2024.03.25 |
#326 초등학생 형제의 2024년 새 학기 방과 후 수업. (22) | 2024.03.19 |
#325 [아빠 어디가] 신비한 동굴 탐험 - 강원도 화암 동굴. (24) | 2024.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