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 아빠의 육아일기

#42 놀이터의 계절

EJ.D 2021. 5. 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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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동안 주말마다 비가 오더니, 이번 주는 웬일로 비가 오지 않았어요. 

덕분에 주말에 비 핑계 대면서 최대한 집에서 있었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애들 데리고 나갔습니다. 

멀리는 못가고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 갔죠. 

 

일단 나가자고 하면 신나 하는 아이들인데, 참 신기해요. 

어른이 되면 귀찮아서 나가기 싫어하는데, 저렇게 어릴 때는 어디로든 나가고 싶어 하는 것을 보면요. 

유치원 갈 때는 가방도 제가 챙겨줘야하고 마스크도 제가 챙겨줘야 하는데..

왜 놀이터 갈 때는 본인들이 다 알아서 척척척 준비해서 신발 신고 재촉합니다. 

얼른 가자고...

(제발 유치원도 그렇게 가주면 안되겠니?)

시소를 타는 형제

놀이터에 나가보니 아이들이 정말 많았어요. 

다들 날씨가 좋아서인지 부모님들 손을 잡고 나와서 그 좁은 놀이터를 가득 채우고 있더군요. 

 

덕분에 저도 아이들을 놀이터에 풀어놓고 벤치에 앉아서 평화로운 시간을 맞이할 뻔했습니다. 

그런데 좀 편해질 듯하면 자꾸 불러요..

시소를 움직여달라~그네 밀어달라~

신발에 모래가 들어갔으니 털어달라~

요구사항이 참으로 많으신 두 형제님입니다. 

 

킥보드타는 형제들

그러다가 킥보드를 타고 온 아이들을 보자 자신들도 킥보드 타고 싶다는 아이들.

꼭 타야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처갓집엘 갔어요.

아이들을 가끔 외갓집에 맡길 때마다 타고 놀라고 킥보드를 거기에 두었거든요.

그래서 외갓집에 가서 킥보드 타고 위풍당당하게 놀이터 재입성하시는 형제님들입니다.

 

저렇게 타고 놀다가 2호가 와서 못 타겠다고 하네요.

보니깐 바퀴 아래쪽의 나사가 풀렸는지 없어져서 바퀴 지지대가 자꾸 빠지더라고요.

나머지 부분은 다 괜찮은데, 이거 새로 사주기도 그렇고 버리기도 그렇고..

부품 파는 곳을 한번 또 알아봐야겠네요.

 

2시간을 놀이터에서 놀고 나서 체력 방전된 아이들.

집에 가는 길에 엎어 달라는 거 겨우겨우 달래서 걸어서 집에 왔어요.

(이제 아이들이 20KG에 육박한 꽤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ㅎㅎㅎ)

집에 와서 바로 목욕하고 저녁 먹이고 재웠어요.

역시 아이들 꿀잠에는 놀이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네요. 

 


 

아이들을 놀이터에 데리고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  있어요.

원래 우리 집 아이들이 작은 편인데, 어릴 때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듯한 느낌이 약간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놀이터는 아이들만의 공간이니깐 어른인 제가 가서 일일이 따라다니는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위험한 상황에서는 옆에 있어주지만, 아이들끼리 티격태격하는 것은 일단 잠자코 지켜보자는 주의예요.)

 

그런데 점점 티격태격하거나 자기가 타고 싶은 거 먼저 타고 있는 다른 아이한테 소리 지르는 것도 없어지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고 느끼게 돼요. 

그냥 몸만 자란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사회화가 되어가고 있구나라면서요. 

 

당분간 놀이터의 계절이네요. 

이제 주말마다 나가서 강제로 저도 놀이터 흙냄새 맡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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