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무사히 속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네요.
2박 3일간의 여행 기간동안 날씨 한번 안 흐리고 계속 맑고 시원하고 따뜻한 날씨속에서 잘 다녀왔습니다.
아직 성수기 전이어서 그런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사실 아이들 여행 가방이 여행의 시초가 되었어요.
어느 날 와이프의 이모분께서 아이들에게 선물로 여행가방을 사주셨는데,
이게 그냥 가방이 아니고 여행가방이란 것을 알게된 아이들이 여행을 조르기 시작하더군요.
빨리 여행을 가게되어서 이 가방을 가지고 집 밖으로 나가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이버 속초 여행을 가게 된거죠. ^^
저희 집 아이들은 다행히도 차를 타고 가는 것을 크게 어렵지 않아해요.
카 시트에도 잘 앉아있고, 또 타자마자 바로잠이 들어서 1~2시간 정도는 차안 조용히 와이프와 이야기하면서 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도 아이들이 잘 자서 편안한 운전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왜 아이들은 휴게소 근처만 오면 잠에서 번쩍 깨는지...휴게소에 차를 주차하자마자 눈 번쩍 아이들.
화장실 갔다가 출발하기전에 엄마를 기다리면서 차 트렁크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아이들.
(비싼 차가 아니어서 저렇게 다녀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시 속초를 향해서 출발하자마자 또다시 잠이 든 아이들.
내림천 휴게소에서 1시간 가량 더 달리니, 바로 속초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도 마침 잠에서 깨서 창밖으로 바다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아이들.
정말 바닷가의 맑은 하늘이 아름답더군요.
그래서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바닷가에 들렸습니다.
(사실은 1호가 급 응가가 마려워서 아무 해변 화장실 가려고 한 것은 비밀입니다..)
바다를 바로 앞에서 봤는데, 순순히 차를 타줄 아이들이 아니죠..
네, 결국 이렇게 바닷가로 갔습니다.
파도를 보면서 노는 아이들입니다.
파도가 물러나면 따라갔다가, 파도가 몰려오면 다시 도망치는 놀이를 20분 내내 하고 놀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너무 신이나서 놀다가 다리가 풀려버린 2호님.
다가오는 파도를 피하다가 미쳐 뛰지 못하고 자리에 풀썩, 그리고 파도에 젖어버린 바지와 양말 그리고 신발까지..
행동과는 다르게 깔끔한 것을 너무 좋아하시는 2호님이라서 난리가 났습니다.
자리에 비닐 깔아주고 신발과 양말은 벗기고 겨우 호텔로 데리고 왔네요.
젖어버린 신발은 안 신겠다고 그래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주차장에서 호텔방까지는 맨발로 걸어간 2호님입니다.
그래서 호텔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신발 빨기가 되었네요.
보니깐 1호도 신발이 젖어버린 상태.
두 아이의 신발 모두 일단 말리기로 하고 저녁 먹을 때까지 호텔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오는 내낸 자서 충전 만땅된 아이들과는 달리, 운전을 계속한 저는 좀 쉬어야 했어요...저질 체력이라...)
저에게는 젖어버린 신발이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녁시간이 되어도 신발이 다 마르지 않아서 드라이기로 말리고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바닷바람이라서 잘 마를지 알았는데, 워낙에 흠뻑 젖어서 힘들었나봐요.
저녁을 먹고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과 방파제로산책도 다녀왔어요.
밤에 대포항 야경도 예쁘고 빨간 등대도 있어서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더군요.
무엇보다 양 옆에 바다가 있는데 한 가운데 길로 걸어가는 것이 제일 신기했던 것 같아요.
다음 날 아침 의도하지 않았지만, 정말 새벽 5시에 잠에서 깼어요.
분명히 엄청 피곤했었는데, 잠이 번쩍 깨더군요.
호텔 베란다로 나가보니 이렇게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실제로 저 일출전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되지가 않네요 ㅠ.ㅠ
먼 동해 바다에서 해가 떠오르려고 하고 있고, 아직 어둠이 깜깜한 육지의 모습.
그리고 오징어 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들까지, 모든 것들이 너무 좋았어요.
서둘러서 자고 있던 아이들과 와이프를 깨워서 데리고 나왔어요.
아이들이 일출이라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거든요.
(나중에 알았는데, 와이프도 일출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정말 보기 힘든 절경을 또 이렇게 가족 다같이 볼 수 있었어요.
여행은 2박 3일이어서 남은 시간동안 정말 먹고 자고 바닷가에서 놀고를 반복했어요.
모래놀이 장난감을 가져가서 바닷가에서 실컷 놀았습니다.
저는 정말 호텔에 오고 싶었어요..너무 힘들어서 ㅠ.ㅠ
마지막 저녁은 속초 대게를 먹고 왔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피곤해해서 식당에서 그만 잠들어버리기는 했지만..
오히려 애들이 식당에서 잠들어버리니, 맘 편하게 끝까지 다 먹고 나올 수 있더군요.
이 또한 한 단계 발전한 가족 여행의 모습이었어요.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면요..)
매번 가는 가족 여행이지만, 갈 때마다 점점 발전하는 우리 가족의 여행.
처음 갓난 아기였던 1호를 데리고 제주도를 갔을 때, 챙겨야 할 것도 너무 많았고, 제약도 꽤나 많았어요.
어른 2명의 짐보다 아이 한 명의 짐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었죠.
이번 속초 여행에서는 각 자의 여행 가방은 각자가 챙겨서 갔어요.
별 것도 아니지만, 정말 엄청난 발전이라고 저랑 와이프는 서로 뿌뜻해했네요.
매일매일 보는 아이들이 아직도 어려보이고, 하나도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이렇게 큰 행사를 한번 치르면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를 새롭게 알게되네요.
너무 좋은 가족 여행.
올해 얼마나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 여행이 벌써 기대됩니다.
'EJ 아빠의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2 놀이터의 계절 (15) | 2021.05.25 |
---|---|
#41 강낭콩 심기 (20) | 2021.05.20 |
#39 거품이 좋아! (20) | 2021.05.12 |
#38 아빠 어디가? (12) | 2021.05.09 |
#37 봄날의 향기는 꽃이 진짜다. (18) | 2021.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