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연을 만들어 왔어요.
사실 늦가을에 만들어왔었어요.
그동안에 아이들이 연 날리러 가자고 했었는데,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미루다 보니 해를 넘겼네요.
핑계는 많았었습니다.
심한 코로나, 미세먼지 심각, 비오는 날, 눈 내리는 날 등등...
이번에도 집에 있는데 아이들이 대체 언제 연 날릴 거라면서 묻더군요..
마치 회사에서 직속상관이 보고서 언제 올릴꺼냐라고 갑자기 묻는 느낌이었어요.
덜덜 떨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 했죠.
(당황할수록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동안에 날씨가 안 좋았는데, 오늘 날씨가 좋으니깐 지금 나갈까?
제 연기 좋았습니다.
떨리지 않고 마치 계속 생각해왔던 것처럼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들이 바로 준비를 합니다.
언젠가 공원에서 날리려고 트렁크에 넣어둔 연을 꺼내와서 아이들과 함께 나갔습니다.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도 되는 여건까지 완벽했죠.
그런데 저도 연을 한 번도 날려보지 않았어요.
어릴 때 연 만들기는 숙제로 있었는데, 날리기는 하지 않았거든요...
운동장까지 가는 길에 열심히 연날리기를 유튜브 검색해서 벼락치기 공부를 합니다.
그렇게 속성 숙달을 한 뒤에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입니다.
다행히도 연이 달리는 저를 따라서 잘 날라 오르더군요.
멋진 아빠(?)의 모습을 코스프레한 후 쿨하게 아이들에게 연을 넘기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아이들은 열심히 잘 달립니다.
연도 아이들을 따라서 높이높이 잘 날고요.
원래는 연을 날리면서 줄을 풀어서 높이 띄우면 뛰지 않아도 바람에 연을 날릴 수가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이 날은 바람이 거의 불지가 않았어요.
바람이 불었더라도 아이들이 연 줄을 푸는 법을 아직은 몰라서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연이 하늘로 날라 올라간다는 거에 1000% 만족한 아이들.
다음에는 공원에 가서 날리기로 하고 집에 들어왔어요.
사진은 아이 둘 다 모두 성공한 사진인데, 대부분 한 명이 성공하면 한 명은 땅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는 등..
그런 웃긴 사진들이 너무 많네요.
달리기는 잘하는데 뒤를 안 보는 아이들.
아직 직진뿐인 꼬마들입니다.
다음에는 하늘 높이 연 날리는 아이들을 업데이트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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