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각

유투브와 아이들

EJ.D 2021. 9.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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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바꾸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에게 생겼다. 

유투브를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전 TV에서도 유투브를 볼 수 있기는 했으나, 어떻게 하는지 안 보여줬기 때문에 아이들은 몰랐다. 

그런데 지난 번 TV로 유투브 켜는 것을 보더니, 바로 방법을 알아내서 자기들끼리 보고 있다. 

(전의 TV리모콘이 오래 전꺼여서 youtube로 이동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아빠로서 아이들이 유투브를 보는 것에 대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유투브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문제는 아이들이 보는 유투브의 콘텐츠이다. 

유해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왠지 나쁜 영향을 줄 것 같은 컨텐츠들이 가끔 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컨텐츠는 헬로 카봇이다.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헬로 카봇이나 엉덩이 탐정 같은 만화를 보는 것은 괜찮다.

나도 어렸을 때는 아침 8시에 하는 디즈니 만화동산을 챙겨보고는 했었으니깐 말이다. 

(부모님이 자고 있는데, 나 홀로 거실에서 TV켜고 볼륨을 낮추고 만나는 디즈니 캐릭터들은 정말 신났다.)

어쩌면 어린이가 만화를 찾아보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헬로 카봇을 검색하면 단지 카봇 에피소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카봇과 관련된 모든 영상들이 모두 검색이 된다. 

검색된 영상중에 좋지 않다고 판단이 돼서 시청 금지로 못 박은 컨텐츠가 있다.

바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컨텐츠이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서 나 몰래 보는 것 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함께 있는 동안은 절대 볼 수 없다. )

이렇게 헬로카봇을 쳤더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영상이 나온다. 

게다가 검색/추천 알고리즘 때문에 한번 이 것을 시청하게 되면 비슷한 종류의 컨텐츠가 추천이 된다. 

이 컨텐츠를 금지한 이유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영상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이 컨텐츠는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1인 유투버가 스토리를 만들어서 가지고 노는 컨텐츠이다. 

다른 특별한 것은 없고, 저게 다 이다. 

아이들은 영상에서 다른 사람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서 앉아있는 것이 전부이다. 

 

성별을 떠나서 어릴 때,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하루 종일 놀았던 경험은 대부분에게 있을 것이다. 

그렇게 놀 때면 자신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거나, 스토리의 작가가 되어서 계속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가게 된다. 

물론 놀이 자체의 유의미성을 떠나서,

아이, 스스로 상상을 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컨텐츠를 보면서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그 기회를 빼앗아 가버린다. 

단지 남의 노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차라리 친구와 모래를 가지고 놀더라도 더 많은 것이 발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아빠로서, 부모로서 너무 과잉반응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영상 금지를 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그 영상을 보는 이유를 물어봤다. 

아이들의 답변은 의외였다. 

우리 집에 없는 새로운 장난감들이 많이 나와서 보는 거야

단지 아이들은 장난감을 보고 싶을 뿐이었겠지만, 그래도 시청 금지는 번복하지 않았다. 

보면서 아이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조금씩 제약을 걸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길 것이다. 

그때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나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바꾸고,

아니면 아이들에게 이해를 시킬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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