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빠이지만 부끄럽게도 몆몆 음식들을 편식을 한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편식이라기보다는 즐겨 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메뉴 선택권이 있을 때는 좋아하는 걸 고르지만, 선택권이 없다고 해도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다.
한식 양식 중식 웨스턴 등등
딱히 싫어하는 음식 스타일은 없고 이것저것 잘 먹는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편식을 할라고치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내가 잘 먹지 않는 음식 중 하나는 바로 생선, 정확하게는 생선구이이다.
어릴 때 부터 생선살을 발라서 먹어야 하는 것이 너무 귀찮아서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음식과 다르게 생선은 먹기까지 손이 가는 음식이다.
특히 뼈가 많은 갈치라면 말할 것도 없고.....나에게는 최상극인 생선이다.
갑자기 왠 메뉴 이야기며 생선타령을 하고 있는 것이냐?
아빠의 취향과 아빠 노릇 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우리집 아이들은 둘다 식성이 살짝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음식이 바로 갈치구이이다.
특히 바싹한 껍질부분은 그야말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다.
평일 아이들의 저녁을 담당하고 있는 아빠로서 아이들의 고른 반찬을 위해서 이것저것 해주고 있다.
당연히 몸에 좋다는 생선도 당연히 구워주고 있다.
그런데 하필 갈치구이라니..그것도 뼈 바르기 어려운 생선중에 하나인 갈치라니...
덕분에 생선을 그토록 싫어해서 잘 먹지도 않는 이 아빠는 생선굽기 외에 또 한가지를 해줘야한다.
바로 구운 생선의 가시를 일일히 발라주는 일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내가 평생을 귀찮아하던 일이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는 그 귀찮음도 상관없이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빠 노릇하려면 아빠의 취향따위는 잠시 접어두어도 된다.
일단 아빠란 그리고 부모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해주려고 노력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생선을 싫어하는 나의 취향따위는 아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아빠가 생선을 나에게 줄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부모가 되어서 알게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말이다.
그리고 부모가 되어서야 깨닫게 된다.
나의 부모님도 나를 키우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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