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각

외식이 이제는 두렵지 않다.

EJ.D 2021. 10. 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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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더 이상 가지고 않아도 될 무렵, 비슷하게 한 가지를 더 하지 않아도 됐다.
그건 식당에 가서 더 이상 어린이 의자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은근히 이게 심리적 효과가 크다.

많이 본 식당 어린이 의자


먼저 나처럼 외출을 즐기지 않는 집돌이에게는 밖에 나가는 것이 은근 스트레스이다.

그래서 아이와 외출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살짝씩 받고는 했는데,
별것도 아닌 것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외부에서 식당 갈 때마다 부탁하는 것도 왠지 눈치가 보이고,
있는 의자를 치우고 아이를 앉히고 다시 아이를 들어서 의자에서 내려줘야 하는 것부터 일단 시작이 되는 것이다.
먹는 동안에도 계속 얌전히 있으라고 말을 해야 하고.. 밥을 빨리 먹이고 와이프와 내가 밥을 먹으려고 하면
아이는 이제 밥을 다 먹고 내려오고 싶다고 찡얼댄다.

아이니깐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나도 부모가 된 지 그때 막 처음인지라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어찌어찌 아이를 달래면서 밥을 물 마시듯이 마시고는 식당을 빠져나오는 일도 있었다.

원래 외식을 하면 분명히 음식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 당시에는 외식이란 나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 무렵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을 하는 것이 어려운 퀘스트처럼 느껴졌었다.

알게 모르게 외출은 와이프나 나, 둘에게 은근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외출을 한번 하고 오면 둘 다 녹초가 되어서 돌아오는 일이 많았다.

Photo by Cherry Laithang on Unsplash


하지만 그 와중에 항상 희망은 있었다.
지난번 외출보다는 오늘이 조금 더 나아졌다.
라는 이 희망의 빛줄기가 보였었다.

나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와이프는 언제나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다.

오빠, 우리 그래도 지난번보다 더 발전했다.

물론 예민 보스인 나는 그 말에 100% 동의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확실히 나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그리고 매 순간을 버티다 보니 벌써 이만큼 왔다.
이제 더 이상 어린이 의자를 찾지 않아도 되고, 밥을 물처럼 마시지 않아도 된다.
물론 가끔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치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우리 집의 두 형제 녀석들은 정말 많이 컸다.
그리고 우리 집의 엄마와 아빠도 정말 많이 성숙해지고 노련해졌다.

우리 가족은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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