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에게 교육 아닌 교육 훈련시키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아이들이 하는 훈련은 '뒤집어진 양말 원래 대로 해서 빨래통에 넣기'이다.
그 전에는 아이들은 양말을 마음대로 벗어서 빨래통에 넣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양말은 보통 뒤집어져 있거나 양쪽이 짝짝이로 있거나 한다.
(우리 집은 아이들 빨래, 어른 빨래를 따로따로 하고 있다.)
그래서 빨래를 하고 다 마른빨래를 정리할 때, 다시 양말을 일일이 확인하고 개어야 했다.
처음에는 별 상관을 안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문제가 하나 있었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이다보니깐 뒤집어진 채 빨래를 하면 바깥쪽 면이 깔끔하게 세탁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아마도 아이들이 막 자랄 때는 몇 달 뒤에 양말을 바꾸어야 하다 보니 미처 몰랐던 것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양말도 오래 신다보니깐 그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양말을 벗을 때 제대로 해서 빨래통에 넣으라고 했다.
처음에는 습관처럼 그냥 슝슝 넣어서, 이제는 나에게 검사를 받고 넣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 달이 지난 요즘, 이제 아이들은 척척 양말을 검사 받고 넣고 있다.
그리고 빨래도 잘 되고, 빨래를 갤 때도 편하게 개고 있다.
깨끗한 양말로 빨래를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아이들도 잘 이해하고 잘 따라주고 있다.
사실 나는 양말을 뒤집어서 빨건 아니건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아서 내 빨래는 내가 했다.
그 과정에서 뒤집어진 양말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혼 후에도 내가 빨래를 도 맡아서 하고 있으니, 전혀 상관을 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와이프는 양말을 원래대로 해서 내놓는다...)
그런데 이제 와서야 아이들에게 갑자기 양말을 뒤집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다.
나와는 다르게 아이들은 언젠가는 혼자서 살 수도 있고 누군가와 가정을 꾸리고 살 수도 있다.
그리고 빨래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빨래가 본인의 집안일이 되건 되지 않건, 중요한 것은 어떻게 두는 게 맞는지를 아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이들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고 각자의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다.
(물론 혹 아닐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평범하게 아이들도 각 자의 가정을 갖지 않을까?.)
다른 누군가와 산다는 것은 큰일뿐만 아니라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다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 가서 겨우 뒤집어진 양말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문제가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된 아이들이 가진 그때의 생활 습관이 올바랐으면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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