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고 처음으로 올리는 글.
새해 첫 주부터 개인적으로 일진이 좋지 않은 일이 두 개나 터져버렸다.
약간의 멘탈 손상을 겪고 일주일을 푹 쉬었다.
그리고 새해의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의 첫 글을 쓴다.
새해가 되면서 다시 새벽 운동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는 게 예전보다 힘들지만 그래도 일어나서 운동을 다녀왔다.
7시 반에 집으로 들어왔는데, 여전히 집이 조용했다.
평소라면 6시에 일어나서 와이프와 나 몰래 TV를 보고 있어야 할 아이들이 아직도 자고 있었다.
이제 슬슬 아침잠이 많아지는 모양이다.
(이러고 내일 아침에 다시 6시에 기상하면 어쩌지..)
부엌에서 정리를 하면서 아이들 아침을 해주려고 부스럭부스럭거리고 있는데, 1호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오~~ 일어났어?
(아직 비몽사몽 중인 1호)
아침 뭐 먹을 거야?
계란 프라이...
두 개??
엉... 아니 한 개..
그리고 화장실에 간 1호.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소파에 앉더니 자연스럽게 TV를 켜고 헬로 카봇을 시청한다.
괜스레 일찍 일어난 것을 아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졌다.
오늘 아빠가 1등으로 일어났지롱
(평소에 1호가 95% 확률로 제일 먼저 일어난다.)
그랬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 1호에게서 나왔다.
아니야, 그냥 오늘은 내가 2등으로 일어난 거야.
나에게는 정말 생소한 느낌의 말이었다.
평소에 나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성향이 아니다.
남의눈도 신경도 많이 쓰면서 소심하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손해 아닌 손해를 볼 때가 가끔 있다.
때로는 주도권을 잡지 못해서 질질 끌려다니기도 한다.
그런데 1호가 자라면서 나의 이런 안 좋은 부분을 닮을까 봐 걱정을 하면서 주체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랐었다.
그 걱정이 오늘 저 한 마디를 들으면서 거의 다 사라졌다.
저 말을 하는 순간의 1호는 나보다는 더 주체적인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과는 비교하지도 않고, 그저 본인의 위치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
(나였으면 아빠 때문에 1등 놓쳤다 등등 아빠 탓을 하거나 징징 거릴 것 같은데... 저런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다.)
부모는 고슴도치가 맞나 보다.
작은 일 하나에도 크게 확대 해석하면서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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