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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주말 오후였다.
점심을 먹고 나른하게 뒹굴거리고 있는데, 집안에서 유난히 바쁜 사람이 한 명있다.
바로 2호다.
뭔가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더니, 책상에 앉아서 분노의 색칠놀이를 한다.
(분노의 색칠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말로 옆에 보고 있으면 종이가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할 정도로 엄청난 속도와 힘으로 색을 친한다. )
뭘 또 그렇게 열심히 색칠하고 있는지 보니깐 얼마 전에 잘라준 포켓몬이었다.
그런데 색을 이미 다 칠한 것이었는데, 중간중간 다시 색을 또 칠하고 있는 것었다.
2호야, 그거 다 칠한건데 왜 또 칠하고 있어?
이거??? 나 지금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
업그레이드??? 너 업그레이드가 무슨 뜻인지 알아?
응 알아
그게 뭔데?
업그레이드를 하면 모습도 바뀌고 색도 바뀌고 힘도 쎄지는 거야. 그게 업그레이드야.
그런데 이건 종이라서 모습은 안 바뀌어.
맙소사..
아빠는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업그레이드라는 말을 처음 알았는데..
7살인 너는 벌써 업그레이드라는 말을 쓰다니..
물론 포켓몬 만화에서 진화 or 업그레이드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너가 그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줄이야..
아이들은 단어 습득이 빠르다.
그리고 아이들이 익히는 단어는 내가 아이들 나이 때 익혔던 단어와는 많이 다르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알게된 단어를 벌써 알고 있는 아이들이다.
함께 배우지 않으면 아이들한테 놀림당할 것 같다.
나도 좀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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