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가을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갔어요.
덕분에 계속 이어지던 따뜻한 가을이 끝나고 이제 쌀쌀한 늦가을이 되어버렸네요.
오랜만에 주말인데도 어디 나가지 않고 집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밖에 나가고 싶어 하던 눈치더라고요.
그래서 놀이터 갈까라고 했더니 대답과 동시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알아서 옷을 막 챙겨 입더군요.
가을도 이제 끝나가는데, 놀이터도 겨울이 되면 놀기 힘들잖아요.
겨울이 되면 눈도 쌓이고 모래도 딱딱하게 얼어붙어서 넘어지면 다치기도 쉽고요.
게다가 놀이터의 놀이기구들이 기본적으로 철로 만들어진 기구들이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얼어붙죠.
아시죠?
그 추운 날에 철봉이라든지 그네 만지면 뼈까지 냉기가 스며오는 그 느낌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은 뛰어놀지만, 저는 벤치에서 아이들 봐야 하잖아요.
겨울에 혼자 벤치에 앉아있으면... 집에 갈 때 이제 뼈에서 소리가 나요.
오랜만에 놀이터에 갔는데, 역시 놀이터 입구부터 뛰어가는 1호와 2호.
저도 한쪽 벤치에 앉아서 아이들 노는 거 가만히 보면서 있었죠.
그리고 이 날 특별히 집에서 가지고 나온 장난감, 뽀로로 RC 카.
예전에 선물로 받았었는데, 집에서 너무 시끄럽고 해서 숨겨두었는데 아이들이 발견을 해버렸죠.
이제는 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이터에 가지고 나왔어요.
기능은 전진과 회전 후진 밖에 없는 단순한 RC카이지만, 2호가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단출한 RC카를 조종하고 쫓아다니면서 놀이터를 30분이나 뛰놀더라고요.
(아니 원래 RC카는 가만히 서서 조종해도 되는데, 굳이 그 뒤를 계속 쫓을 필요는 없....)
놀이터에서 유치원 친구도 만나서 본인들이 만든 이상한 놀이도 계속하면서 놀더군요.
역시 아이들에게 친구란 매우 큰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놀이터에 손으로 잡고 건너는 구름다리 놀이가 있는데, 평소에 1호가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잘 안 하려고 했던 기구가 있어요.
여기를 건너려면 제가 항상 잡아서 이동시켜줘야 했거든요.
그런데 친구들과 함께 있어서인지, 계속 떨어져도 친구랑 웃으면서 계속 도전을 하더라고요.
친구들과 같이하면 좀 더 과감하게 도전을 하는 것 같네요.
12월도 이제 2주 정도밖에 안 남았네요.
아이들로 가득했던 놀이터도 겨울 동안은 이제 폐장을 하겠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니네요..
눈사람 만들러 또 나와야겠네요....
겨울 눈 사람 공장 개장을 또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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