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면서 많은 것을 해줘야 하지요.
그리고 시간이 갈 수록 해줘야 하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어요.
새로운 것들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은 확실히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주, 드디어 또 하나가 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바로 그것은 아이들 목욕 시켜주기.
그동안 저녁에 항상 아이들 목욕시켜주는 것이 나름 일이었어요.
아기일 때는 발버둥 치는 아기를 잡느라고 힘들었고, 어린이가 돼서는 말을 안 들어서 힘들었죠.
어찌나 목욕하면서 이리저리 빼고 소리는 또 어찌나 신나서 지르는 건지..
게다가 목욕하는 순서까지 서로 다투는 바람에 살짝 힘든 것 중에 하나였어요.
수많은 다툼 끝에 순서표를 만들어서 매일 체크를 했었어요.
1호와 2호가 서로 우길 때도, 이거 딱 들이대면 아이들을 바로 순응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표였죠.
이제 이 표를 추억 속으로 보내줘야 할 때가 왔어요!!!
1호가 생일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이제 초등학생이 되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
갑자기 혼자서 목욕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로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깐 자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하라고 했더니, 혼자서 슥삭슥삭 하더니 혼자서 목욕하기를 성공했어요.
(머리 감기는 아직 많이 미숙하긴 하지만, 그래도 샤워기로 물 뿌리면서 잘하더군요.)
첫 번째 혼자 목욕하기를 사진도 찍었는데, 프라이버시 때문에 올리지는 않을게요.
이건 한 10년 뒤에 슬쩍 보여줘야겠네요.
2호도 두 번 정도 호기 차게 형을 따라서 혼자서 목욕하겠다고 했지만..
너무 빠른 도전이었나 봐요.
저한테 다시 와서 자기 씻겨달라고 하더군요.
형처럼 되려면 아직 1년은 남았을 듯하네요.
이제 아이들이 하나하나씩 제 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네요.
물론 그 속도는 느리지만, 충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져요.
언제 가는 지금의 목욕시간이 그리워지겠지만, 우선 아이들이 커 가는 것에 즐거워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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