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 아빠의 육아일기

#361 초딩의 놀이, 너네 아직도 이런 거 하고 노니?

EJ.D 2024. 9. 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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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력이라는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 초등학생스러운 행동을 보여주는 것인데, 아마 전국의 초등학생 99%는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초딩력이 새로운 것 같지만, 생각보다 새로운 것이 별로 없어요.

물론 시대가 바뀌었으니깐 새로운 것도 있지만, 제가 어렸을 때 했던 행동도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얼마 전에 2학기가 시작되고 수업이 시작되었죠.

그런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여름 방학을 너무 일찍 해서 1학기 책을 다 마치지 못했거든요.

(여름 방학 기간에 꼭 해야 하는 학교 공사 일정 때문에...)

그래서 미쳐 다 못한 1학기 공부를 다 마무리하고 1학기 교과서를 가져왔어요.

그런데 책 정리하려고 가지고 왔더니, 책이 가관입니다. 

 

 

 

이건 2호의 교과서인데, 표지를 보세요.

교과서에 쓰여 있는 교과목의 이름을 바꾸었네요.

원래 '수학과 익힘'인데 이걸 '순함과 악함'으로 바꾸는 초딩력을 보여줍니다. 

 

아니 어째,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하던 이 짓을 아직도 하고 있을까요?

(가슴에 손을 얹고 저는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책 더러워지는 거 싫어서..)

보는데 어이도 없고 웃기기도 해서 2호한테 "뭐야!!??"라고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합니다. 

다른 책을 꺼내어서 보니깐 역시 다른 책들도 이미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옥수수학자'가 되어버린 '수학' 교과서.

'태초 마을이야'가 되어버린 '마을' 교과서.

심지어 그 밑에는 포켓몬 몬스터볼까지 그려 넣었네요.

교과서 보면서 형하고 둘이서 킥킥대면서 웃는 걸 보니 더 힘이 빠지네요.

 

그러다가 필통에 뭔가 있습니다. 

작은 수첩? 아니 작은 쪽지 같은 종이가 하나 들어있어서 꺼내서 봤는데...

 

그런데 너네 맛있는 급식 먹는구나??

 

 

학교 급식표를 잘라서 작은 종이 책으로 만들어놨네요.

이게 제일 중요한 거라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고 하면서 종이 책까지 만들었답니다. 

내참........ 기가 막혀서

 

 

 

그래, 너네 때는 먹는 게 제일 중요하긴 하지.

펴봤던 급식책을 잘 접어서 다시 필통에 넣어주었습니다. 

 

지금은 저학년이니깐,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가야겠죠.

하지만 아닙니다. 

아마도 남자애들이니깐 대학생까지는 유치하게 놀 것 같아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철들 때까지 기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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