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게임.
이 단어를 들으면 부모님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제가 어렸을 때, 게임이나 오락은 한 마디로 어린이 금지 사항이었습니다.
게임기가 지금처럼 보급이 잘 되지 않아서 집에서 게임하는 것은 어려웠죠.
기껏해야 부르마블같은 보드 게임이 전부였죠.
오락실은 그야말로 범죄의 온상이자 절대 가면 안되는 곳으로 교육을 받았죠.
오락실에서 하는 전자 오락도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하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죠.
아이들도 모바일 게임부터 닌텐도같은 게임을 쉽게 접할 수 있긴 하죠.
우리 집의 두 형제들도 가끔 게임을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정도 게임을 하게 해줘요.
대신 조건이 있는데, 일정량의 학습과 청소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동물의 숲"과 "슈퍼 마리오"에요.
국민 게임이라고 불리우는 동물의 숲을 둘이서 열심히 가꾸고 있어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함께 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을 찾았어요.
그리고 바로 구매해서 주말에 가족이 함께 앉아서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오버쿡드]는 요리 게임이에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요리사가 되어서 주문을 받아서 음식을 조리하면 되는 단순한 게임이죠.
하지만 단순하기만 하면 게임이 아니죠.
게임의 배경이 되는 주방은 스테이지마다 구조가 바뀌고, 요리를 훔쳐가는 새나 쥐도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4명의 호흡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해야하는 역할은 주방에서 해야하는 모든 일입니다.
재료 준비, 손질, 조리, 접시에 음식담기, 음식 내놓기, 설겆이까지 해야해요.
재료마다 해줘야하는 단계까 다르고, 요리마다 들어가는 재료의 조합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햄버거라도, 고기가 들어가는 햄버거가 있고, 들어가지 않는 햄버거가 있어요.
그리고 고기는 칼로 손질하고 후라이팬에 구워야 하구요.
조리도구도 한정적이어서 한꺼번에 할 수도 없어요.
이쯤 되면 아시겠죠?
바로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자 목적은 플레이어간의 "협동"입니다.
4명이서 역할분담을 해서 손발이 척척 잘 맞아야 스테이지를 깰 수 있어요.
잠깐이라도 멍 때리면 요리는 망치고 재료 손질도 못하고, 미션도 실패에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다들 신나게 시작했어요.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었어요, 이 게임이 이렇게 힘들지는.................)
4명이서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니 협동을 기대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더군요.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기대는 역시 기대였을 뿐이었어요.
저와 와이프는 그 와중에 열심히 했지만, 1호와 2호는 우왕좌왕 하고 음식 떨어트리고....
첫 번째 스테이지부터 FAIL이 뜹니다.
역시 첫 도전은 어렵구나 하면서 몇 번의 시도 끝에 스테이지 1을 깼습니다.
하지만 이미 저와 와이프는 기진맥진.
열심히 음식 만드는 것에 집중한 반면, 아이들은 신나게 움직이는 것에만 집중했지요.
점점 아빠와 엄마가 지시하는 목소리는 커져가고, 아이들은 신나게 움직이기만 하고 말이죠.
정말 게임하면서 울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그 뒤에 한 번에 한 판만 하고 있는데, 좌충우돌 뒤죽박죽 주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우여곡절끝에 8 스테이지 정도까지 왔는데, 최근에는 안하고 있어요.
와이프가 한 마디 하더군요.
주말에 집에서 아이들하고 게임을 하는데,
마치 회사에서 일하는 것 같아.
네, 정확합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아이들에게 지시를 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부모의 말을 듣는 아이들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을 꺼에요.
그렇게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로 변하게 됩니다.
아이들과 회사 놀이를 하고 싶으시다면, 꼭 사서 함께 해보세요.
정말 재미있을꺼에요.
그리고 가족간의 협동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완벽한 팀웍으로 한번에 스테이지 깰 그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언젠가는 이거 다 깰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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