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큰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맞고 집에 왔어요.
정확히는 맞았다기보다는 상대 아이가 밀치는 바람에 넘어져서 멍이 들었죠.
어린이 집 다닐 때부터 아이들끼리 다투면서 깨물거나 때리는 일이 종종 있었지요.
그 시기의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감정이 올라가면 갑자기 돌발행동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그럴 때마다 사과를 받기도 했고 반대로 사과를 하기도 해야 했습니다.
사실 어린이 집은 왠지 너무 어린 아이들이어서 뭐든지 용서가 되는 분위기였거든요.
우리 집 아이가 맞고와도 심각한 상처가 아니면 이해가 갔고,
다행히도 상대 아이의 부모님도 잘 이해를 해주시는 편이 대부분이어서,
지금까지는 문제없이 잘 지내왔었어요.
그리고 유치원 입학하고 나서도 처음에 한 두번 빼고는 거의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아이들도 서로 때리면 안된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고, 정말 너무 작은 일은 아이들이 이야기도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이런 일은 없나 보다 했는데, 웬걸 오래간만에 상처를 가지고 아이가 집에 왔네요.
하원 할 때는 몰랐는데, 씻기다 보니 멍 자국이 있어서 물어봐서 알게 됐어요.
큰 아이 성격이 별로 이야기를 안 해주는 편인데, 꼬치꼬치 깨물으니깐 한 마디 하더군요.
밀어서 넘어졌다고...
그랬더니 우리 집 최고의 정보통인 둘째가 미주알고주알 다 말해줍니다.
유치원에 새로 온 아이가 첫째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주라고 했는데, 안 준다고 했더니 바로 밀었다네요.
상대 아이가 덩치도 제일 크고 해서 힘으로 바로 기선제압을 했던 것 같아요.
(덩치에서 밀린다고 기세를 밀릴 1호도 아니지만...)
그래서 결국 넘어지는 바람에 멍이 들었다는 거죠.
속이 상하네요.
아이가 맞고 와서 속이 상하고..
아이가 작아서 맞은 건가 싶어서 큰 키를 못 물려준 유전자가 문제일까 싶어서 속이 상하고..
혹시라도 아이가 움츠려 들었을까 봐 속이 상하고..
집에 와서 왜 말을 안 했을까라는 생각에 또 속이 상하네요.
유치원 선생님과 잘 이야기했고, 선생님들이 더 주의 깊게 보시겠다고 하시기는 했는데...
요새 뉴스에서 학폭이다 뭐다 라는 안 좋은 소식을 많이 접해서일까요?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학폭을 해도 문제, 당해도 문제...
우선 아이에게는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괴롭히거나 때리는 건 친구가 아니라고, 친구끼리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고 했네요.
너무 매정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우선 제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야겠네요.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운동을 시켜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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