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는 2 학기부터 방과 후 수업으로 바둑을 배우고 있어요.
체스는 집에서 좋아해서 곧잘 하고는 해서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바둑은 이야기도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겨울 승급 심사 대회 신청서를 받아왔더라고요.
아직 승급 심사라는 개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1호.
1호가 어느 정도 하는지 실력을 확인해서 레벨을 정해주는 것이라고 했어요.
가보자고 하니깐 하겠답니다.
혹시나 아이가 승급 심사 떨어지면 심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선생님께 먼저 전화로 문의를 했어요.
어렵지는 않은지, 몇 급에 시험 보면 합격이 가능한지와 1호같이 배운 지 얼마 안 된 아이도 가능한지등등이요.
선생님께서 어렵지 않고 27급 정도면 합격할 수 있다고 해서 안심하고 신청했어요.
승급 심사 대회는 서울 중구구민 회관에서 열렸어요.
서울 살면서도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미리 좀 알아보고 갔죠.
차는 동대문 현대 아울렛에 주차하고 5분 정도 걸어서 갔어요.
1층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안내판과 손소독기가 있었어요.
막상 이렇게 안내를 보니깐 1호보다 제가 더 긴장한 듯했어요.
시험은 1호가 보는데 왜 제가 긴장하게 되는지 ^^
대회장이 있는 3층에 올라가니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요.
실력에 따라서 시간대가 나뉘어 있었는데, 낮은 급수의 시간에는 확실히 어린이들만 있었어요.
대진표와 자리를 확인하고 스티커 이름 명찰을 재빨리 찾아서 1호 가슴에 붙였어요.
그리고 들어간 대회장.
매우 넓은 장소에 책상과 의자 그리고 바둑판과 바둑알이 쭈욱 놓여있었어요.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도 많았는데, 보호자까지 함께하니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어느 가족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출동을 했더군요.)
대진표에서 확인한 1호의 자리로 가서 1호를 앉혔어요.
한 대진조에 8명이 속하는데, 실력은 다 달라요.
일단 첫 판을 두고,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속 봐주십니다.
그리고 두 번째 판에서는 실력에 맞춰서 상대를 바꾸고 다시 세 번째 판에서 또 상대를 바꾸게 도와주세요.
그렇게 아이의 실력을 바둑 세 판을 통해서 관찰하는 거죠.
승패도 기록이 되고 모든 기록지는 한 곳에 모여서 나중에 심사하게 돼요.
시합 시간 때는 보호자는 모두 나가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빠 없어도 괜찮냐고 물어보고 위에서 보고 있을 거라고 말해줬죠.
제 딴에는 안심하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데, 이미 1호는 괜찮더군요.
어서 올라가라고 합니다.
혹시 시합장이 추울까 봐 핫팩도 가져갔는데, 다행히 내부가 굉장히 따뜻해서 필요가 없더군요.
그렇게 필요가 없어진 핫팩은 저의 주머니로...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자리가 넉넉지 않아서 서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도 2층에서는 대회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서 좋았어요.
형광색 조끼 입고 계시는 분들이 대회 진행을 도와주시는 분들이에요.
다들 선생님들이신 듯, 실력확인과 기록까지 모두 해주시고 진행까지 도와주세요.
대회가 시작되고, 첫 30분은 필기시험이었어요.
그리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대국이 시작되었습니다.
대국은 각 아이들의 실력마다 다르게 끝났어요.
어떤 조는 빠르게 끝나기도 하고 한 대국이라도 끝나지 않으면 전체 조가 함께 기다립니다.
끝나고 나면 실력에 맞춰서 자리를 바꿔서 상대도 바뀌거든요.
그래서 누가 이기고 누가 지난에 따라서 다음 상대도 바뀌는 것이죠.
대국이 끝날 때마다 화장실로 달려가는 1호를 보고 함께 화장실에 가줬어요.
2회 대국이 끝났을 때쯤 힘들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한 판만 더 두면 집에 갈 수 있다고 하고 파이팅 해줬어요.
그리고 마지막 대국을 두는 1호.
제가 보기에는 그 조에서 제일 잘 두던 고학년 여학생과 두게 되었어요.
집중력은 이미 없어진 1호, 그리고 압도적인 실력차.
확실히 시작부터 확~밀리더니 그렇게 끝났어요.
이 날의 승부는 1승 2패.
승급 심사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한 달 좀 넘어서 나온다고 해서 일단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고 나와서 1호에게 약속한 핫도그를 먹으러 갔습니다.
길거리 음식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던 1호.
날씨가 춥긴 했지만 그래도 추억을 기억해주고 싶어서 동대문 길거리 포차에 가서 핫도그 하나 주문해서 먹었어요.
따듯한 어묵 국물도 함께요.
추울 때 먹는 따뜻한 국물과 음식은 정말 맛이 다르죠.
1호가 말하기를 최고의 핫도그와 어묵국물이랍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맛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집에 오기 전 서점에 가서 1호가 원하던 네모아저씨 책도 사줍니다.
제가 볼 때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다른 내용이 있나 봐요.
4권과 5권을 사주고 집에 왔습니다.
아직 승급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꼭 1호가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처음으로 본 대외 시험인데, 이왕이면 좋은 결과로 끝나서 아이에게 좋은 기억이 되었으면 하거든요.
결과가 나오면 또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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