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들의 한 마디

우리는 알고 있어.

EJ.D 2021. 8. 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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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동생이 하나 있다. 

올해 초 동생네에 찾아온 아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니깐 나에게는 조카, 아이들에게는 사촌 동생이다. 

 

1호와 2호는 본인들보다 작은 아기가 태어난 것이 몹시 신기한 모양이다. 

처음 태어났을 때, 어서 가서 보자며 보채더니, 직접 만나고 온 날부터는 이 귀여운 아가동생에게 애정이 생긴 모양이다. 

심지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보던 나이가 어린 동생들이 아닌, 본인들의 진짜 동생이 생긴 것이다.

 

이제는 집에서 더이상 본인들에게 맞지 않는 장난감이나 책은 무조건 동생에게 주자고 한다. 

동생에게 주면 자기들이 동생에게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겠다고 한다. 

애프터 서비스까지 아주 철저한 오빠님들이시다. 

 

아가가 누워있는 자리

 

지난 방학 기간 중에 아이들과 함께 동생네에 잠시 다녀왔다. 

코로나 때문에 자주 볼 수도 없어서인지, 가기 전 날부터 아기보러간다고 역시 매우 신이 났던 아이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썼던 모빌이나 장난감을 물려줘서 동생네에 가면 

그리고 아직 기어다니지도 못하는 동생을 보면서 엄청 오빠 노릇을 하려고 했다. 

아기 손하고 발 만져보면서 "엄청 작아"를 연발하면서 "귀여워"를 외쳐댔다.

아기는 아기였다.

매일 엄마 아빠 얼굴만 보던 아기에게 갑자기 오빠랍시고 두 남자아이가 나타났으니 말이다. 

울음을 터트린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안식을 찾고 아무 말 없이 멀뚱멀뚱 그걸 쳐다보는 두 녀석.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원래 잘 울어~그러니깐 걱정하지마
응 우리도 알아
안다고?
(2호)엥~~하고 울었는데 우리 싫어해서 우는 거 아닌거 잘알아
(1호)그냥 아기가 속상했나보지, 아기가 그럴수도 있지

 

생각외의 대답이어서 약간 놀랬다. 

아이들이어서 어른인 우리보다 아기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동생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지켜줘야하는 대상으로 확실히 인식을 하고 있었다.

어리지만 씩씩한 오빠들이 지금은 된 것 같다. 

 

나중에도 서로 놀리지 말고 사이좋은 사촌이 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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