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각

가슴이 철렁거렸다.

EJ.D 2022. 2. 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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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아들 1호와 단둘이 드라이브.
.... 는 아니고 와이프 회사 데려다주고 1호 병원에 갔다.

 

 

#122 1호의 병원 나들이

연휴를 앞둔 지난 금요일 아침. 역시나 일찍 일어난 1호가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그러더니 또 가는데, 보니깐 10분 동안 3번 정도 화장실을 계속 가는 1호.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왠지 화

ejssdaddy.tistory.com

 

지난번 1호 소변검사를 했고 오늘은 2차 검사가 있는 날이다.
병원 가는 길에 1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1호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말을 한다.
그래 집 밖에 나가면 위험하지라는 구닥다리 생각을 하면서 이유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1호가 친구들이 자기랑 안 놀아줘서 가기 싫단다.
그 말을 듣자 별별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히 선생님한테 듣기로는 잘 지낸다고 했는데...
이제 유치원에서도 왕따 같은 안 좋은 것들이 퍼지는 것인가?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병원에 도착해서 이야기가 중간에 끊겼다.

 

Photo by Tom Wilson on Unsplash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1호는 자기는 도미노 놀이가 재미없는데 친구들이 다 도미노만 해서 자기랑 안 논다고 했다.
멍청한 이 아빠는 아들에게 너도 도미노로 놀면 되지라고 도움안되는 소릴했더니
자기가 세워놓은 것들을 친구들이 쓰러트려서 싫다고 한다.
자기도 쓰러트리고 싶은데 친구들이 먼저 해버리는 바람에 못 해서 싫단다.
그래서 또 굳이 친구들하고 놀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면 된다고 했더니 본인은 친구들하고 놀고 싶단다.
더 이상 조언(?) 할 수 있는 말이 바닥나버렸다.


그래서 주말에 아빠와 같이 도미노 놀이해주기로 하고 오늘은 유치원에 가서 다른 거하고 놀고 오기로 약속을 했다.
1호를 데려다주면서 선생님께 아이에 대해서 물어봤다.
유치원에서는 너무 잘. 놀고 잘 지내고 있단다.
약간의 안도를 하며 한 때의 아이들 유행하는 놀이에 1호가 잠시 속상한 것 같다는 안도 아닌 안도를 하며 돌아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온갖 상황을 경험하게 되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상황에 모든 대처를 생각해본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의 고민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인지 헷갈렸다.


강한 아빠같이 단호하게 나가야 하나?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하나?
선생님한테 물어봐야 하나?
선생님이 대답이 실제로 맞는 것일까?

결국 내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이에게 그 상황과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뿐이었다.
대단한 부모라면 좀 더 멋지게 대처할 텐데
나에겐 그런 지식과 경험이 너무 없었다.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알 것 같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가 더 커서 내게 고민을. 이야기할 때 잘 이끌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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