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아들 1호와 단둘이 드라이브.
.... 는 아니고 와이프 회사 데려다주고 1호 병원에 갔다.
지난번 1호 소변검사를 했고 오늘은 2차 검사가 있는 날이다.
병원 가는 길에 1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1호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말을 한다.
그래 집 밖에 나가면 위험하지라는 구닥다리 생각을 하면서 이유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1호가 친구들이 자기랑 안 놀아줘서 가기 싫단다.
그 말을 듣자 별별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히 선생님한테 듣기로는 잘 지낸다고 했는데...
이제 유치원에서도 왕따 같은 안 좋은 것들이 퍼지는 것인가?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병원에 도착해서 이야기가 중간에 끊겼다.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1호는 자기는 도미노 놀이가 재미없는데 친구들이 다 도미노만 해서 자기랑 안 논다고 했다.
멍청한 이 아빠는 아들에게 너도 도미노로 놀면 되지라고 도움안되는 소릴했더니
자기가 세워놓은 것들을 친구들이 쓰러트려서 싫다고 한다.
자기도 쓰러트리고 싶은데 친구들이 먼저 해버리는 바람에 못 해서 싫단다.
그래서 또 굳이 친구들하고 놀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면 된다고 했더니 본인은 친구들하고 놀고 싶단다.
더 이상 조언(?) 할 수 있는 말이 바닥나버렸다.
그래서 주말에 아빠와 같이 도미노 놀이해주기로 하고 오늘은 유치원에 가서 다른 거하고 놀고 오기로 약속을 했다.
1호를 데려다주면서 선생님께 아이에 대해서 물어봤다.
유치원에서는 너무 잘. 놀고 잘 지내고 있단다.
약간의 안도를 하며 한 때의 아이들 유행하는 놀이에 1호가 잠시 속상한 것 같다는 안도 아닌 안도를 하며 돌아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온갖 상황을 경험하게 되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상황에 모든 대처를 생각해본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의 고민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인지 헷갈렸다.
강한 아빠같이 단호하게 나가야 하나?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하나?
선생님한테 물어봐야 하나?
선생님이 대답이 실제로 맞는 것일까?
결국 내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이에게 그 상황과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뿐이었다.
대단한 부모라면 좀 더 멋지게 대처할 텐데
나에겐 그런 지식과 경험이 너무 없었다.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알 것 같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가 더 커서 내게 고민을. 이야기할 때 잘 이끌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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