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가 요즘 빠르게 크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확찐자의 반열에 들어섰습니다.... 선두주자로..)
예전에는 옷을 한번 사주면 그래도 오래 입었더랬죠.
그런데 최근에는 한 시즌에도 옷이 작아질 만큼 빠르게 크고 있어요.
분명히 늦가을에 사주었던 옷인데, 벌써 작아졌습니다.
그래서 겨울옷을 사주기로 했고, 모바일로 원하는 옷을 고르게 해 주었죠.
원래 1호는 그냥 남자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좋아해요.
전형적인 스타일이란 어떤 것이냐면, 다크한 계열의 칼라에, 화려하지 않은 무난한 옷입니다.
프린트된 것도 점점 별로 안 좋아하고, 색도 항상 네이비, 블랙을 찾더군요.
옷이야 이제 슬슬 본인이 입고 싶은 대로 입으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야 하니 오히려 좋은 점인데....
문제는 이번에 산 옷을 보고 약간 제가 컬처쇼크를 받았어요.
1호가 고른 옷은 바로 이 해골이 위아래 프린트가 된 옷이에요.
물론 옷이야 본인의 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할로윈 시즌에만 입을 수 있을 것 같은 옷을 골랐다니요.
게다가 평소의 1호가 좋아하던 옷을 생각하면 매우 과감한 옷을 고른 거죠.
옷을 세탁한 다음에 딱 주자마자 다음 날 유치원에 바로 입고 가겠다고 저렇게 입더군요.
원하시는 대로 해골 옷을 입고는 신이 나 있길래 포즈 한번 잡아서 사진까지 남겼어요.
하지만 후드에 지퍼가 없어서 아쉬워했어요.
후드에 지퍼가 있어서 완벽한 해골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이에게는 아쉬움이, 저에게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어요.
1호도 은근히 꽂히는 취향이 남다른 것 같네요.
그런데 아빠인 저는 왠지 어딘지 모르게 불만이 살짝 있네요.
너무 과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게 아닌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게 다 유전인 것 같습니다.
스무 살이 되자마자 머리를 하얗게, 노랗게 탈색해서 다니던 제가 생각이 납니다.
거의 1년에 가깝게 그러고 다녔는데, 그때 어머니가 저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너랑 똑같은 자식 낳아봐야지 내 맘을 알지
네.. 맞습니다.
똑같은 자식을 낳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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