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들의 한 마디

언제나 대답 잘하는 아이.

EJ.D 2021. 6. 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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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부터 녀석들이 목소리가 이상했다. 

겨울 내내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감기 안 걸리고 잘 지냈는데,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린 것처럼 쉰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 

요즘 더워서 에어컨을 일찍 가동해서 많이 틀어줬더니 감기 기운이 든 모양이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일부러 에어컨 켜주지 않고 잠을 재웠다. 

병원에 가서 치료 받긴 하겠지만, 더 심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조금 덥더라도 그냥 자자고 했다. 

그렇게 아이들이 잠 든 지 알았는데...

재우고 난 뒤 2시간 뒤에 갑자기 실외기가 웅~하는 소리가 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던 것을 마무리하고 자려고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1호는 자기 자리에서 이불 덮고 자고 있고, 2호는 우리 침대에 올라와서 자고 있었다. 

 

Photo by Bastien Jaillot on Unsplash

누가봐도 정황상 에어컨을 켠 범인이 2호라는 것이 99% 확실했다.

그래도 2호를 안아서 자리에 내려주기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다.

 

2호야~ 많이 더웠어?
(끄덕끄덕)
그래서 2호가 에어컨 켰어?
(도리도리)
그럼 형아가 켰어?
(끄덕끄덕)
응~그럼 2호는 그냥 올라와서 잔거야?
(끄덕끄덕)
이제 우리 내려가서 잘까?
(끄덕끄덕)
에어컨 켜고 나니깐 시원해?
(끄덕끄덕)
아빠가 감기 심해지니깐 틀지 말라고 했었는데 그렇지?
(끄덕끄덕)
알겠어~그럼 잘 자~~
(끄덕끄덕)

 

그렇게 자면서도 묻는 말에 꼬박꼬박 대답 잘하는 2호다. 

(안 잤다고 하기에는 내려놓자마자 바로 또 잠이 들어버린 아이였기에...자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그 와중에 본인의 범행을 부인하고 형이 했다고 증언하는 모습까지..

영락없는 눈치 빠른 2호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아빠는 보았다.

침대에 엎드려서 자고 있던 너의 작은 손에 꽉 쥐어진 에어컨 리모컨을...

형한테는 네가 그렇게 말한 거 비밀로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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