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들의 한 마디

형이 아우에게 하는 말

EJ.D 2021. 3. 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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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는 한글을 잘 읽고 잘 쓸 수 있다. 

2호는 한글을 아직 모르고 자기 이름만 쓸 수 있다.

사실 우리집은 조기교육에는 큰 관심이 없고, 초등학교입학때까지는 방관하자는 주의여서 한글을 몰라도 괜찮다.

다만 1호2호가 한글을 모르는 것에 좀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지난 번에 두뇌 개발하는 놀이 책을 사줬다. 

나이에 맞춰서 각 각 둘에게 맞추어 사주었는데, 딱히 머리를 써야 하는 것이 아닌 다른 모양이나 그림을 찾는 놀이같은 책이다. 

단 한 가지 어려운 난관이 있다는 점을 빼놓고는 말이다. 

바로 한글을 읽어야지 책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대충 그림만 봐도 알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2호에게는 좀 달랐나보다.

뭘 하라고 적혀 있는 것 같기는 한데..당췌 알수 없는 한글이 떡하니 써 있으니 영 답답한 노릇.

게다가 궁금한 것은 그냥 못 넘어가는 성격 탓에 질문 폭격이 쏟아진다.

언제나 모르는 것에 당당한 우리 2호님.

나나 와이프가 옆에서 같이 읽어주면서 이거 해보세요~저거 해보세요~라고 가이드를 해주었지만, 

항상 옆에 있을 순 없는 법.

 

그래서 2호는 대부분 형에게 물어본다.

형이 하는 것은 항상 따라해야 하는 2호님.

그 날도 어김없이 형을 따라서 두뇌놀이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책에 있는 문장을 계속 물어본다.

 

형님도 형님 노릇한다고 몇 번을 잘 가르쳐주더니 결국 귀찮았나보다.

마지막 한번을 읽어주고는 열심히 동그라미를 그리는 동생에게 한숨섞인 한 마디를 한다.

2호야!! 너는 언제되서 한글 배울꺼니?? 참~~~

형님의 투덜거림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또 질문하는 동생.

결국 동생이 귀찮은 1호는 레고를 하러 가버렸고, 남겨진 2호는 책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오늘도 형제는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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