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이 1호의 생일이었어요.
2년 연속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집에서 조촐하게 생일 축하를 해줬습니다.
생일이라고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한 달 전부터 본인 생일 선물을 몇 번이나 바꿨는지...
결국 1주일 전에 "카봇" 로봇 장난감 중 하나로 딱 고정을 해서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름도 다들 비슷하고 생긴 것도 비슷해보이는데 아이들 눈에는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나 봐요.
케이크도 원래는 망고+산딸기 케이크를 별도로 주문하셨는데..
아쉽게 산딸기 케잌은 없어서 2 지망이었던 딸기 생크림 케이크로 준비해줬어요.
(아이가 2명이상인 집은 아시죠? 생일 케이크의 초는 아이들 수만큼 켰다가 껐다가 다시 꼈다가 껐다가 해야 해요..
이번에도 2번 노래 부르고 초 불고 했네요... 2호도 불어서 끄고 싶다고 해서..)
올해 1호 생일은 코로나 때문에 2가지를 못했어요.
첫 번째는 돼지갈비 집 가서 갈비 먹기.
아이들이 돼지갈비를 요새 엄청 좋아해서 생일에 근처 맛집을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 확진이 심상치가 않아서 취소하고 집에서 와이프 표 떡갈비로 대신했어요.
그리고 2번째는 1호의 눈물을 쏙 빼버리게 만든 사건, 바로 유치원 생일파티 취소 사건이에요.
유치원에서 그 달의 생일자를 모아서 매 달 마지막 주에 모두 생일잔치를 같이 했어요.
7월에도 생일 파티가 계획되어있었는데, 1호가 특히나 기대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었지요.
바로 올해 7월 생일자는 1호 혼자뿐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모든 아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죠.
(1호는 이런 대접받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자 수가 심각해지면서, 유치원에서도 방학을 1주일 먼저 앞 당기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7월 생일 파티가 다음 달인 8월로 변경되었죠.
그 소식을 저는 못 듣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먼저 유치원에서 듣고 왔나 보더라고요.
엘리베이터에서 살짝 기분 상해서 말하기 시작하더니, 집에 와서는 결국 난리가 났었어요.
집에서 엉엉 울면서 왜 자기는 7월 생일인데 8월에 생일 파티해야 하냐면서 한 참을 속상해했어요.
아이 잘못도 아니고 유치원 잘못도 아닌,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아이가 속상해하는 것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잘 달래서 저녁도 먹이고 재웠는데, 이제 7살 1호가 받은 속상함은 계속 머리 한 구석에 남아있었어요.
내년에는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을 할 텐데, 코로나가 올해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단 우리 집만의 일은 아니겠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많은 일중에 하나이겠지만,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들의 행복이 줄어드는 일이 하루빨리 종결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