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제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그만 아이들 유치원 버스를 놓치고 말았네요.
애들도 아니고 아빠가 늦잠을 자다니..
늦게 일어난 아빠에게 온갖 핀잔을 주면서 아빠 때문에 유치원 버스 놓쳤다고 난리였어요.
(미안하다니깐!!!)
2호는 걸어서 유치원 가는 거 좋아하는데, 1호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걷는 거 자체를 싫어한다기보다는, 정해 쳐 있는 루틴에서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정해져 있는대로 하려고 하는데, 이 날은 기분이 몹시 안 좋았나 봅니다.
유치원 앞에 도착해서 이제 인사하고 돌아서려고 하는데..
1호가 자기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갑자기 떼를 썼어요.
(이 와중에 2호는 쌩하고 들어가 버림...)
한 번도 이런 것을 가지고 떼 부린 적이 없었는데, 이 날은 정말 기분이 정말 토라져버렸었나 봐요.
결국 유치원 근처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들어가기로 약속을 하고 산책(?)을 했죠.
한 여름이어서 그런지, 아침이어도 땀이 무척이나 나더군요.
10분을 돌고 나서 다시 유치원 앞으로 도착..
하지만 여전히 들어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1호님.
함께 오던 친구들도 다 들어가 버렸고, 자기만 늦게 들어가서 주목받는 것도 싫은 모양입니다.
아침 등원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충분히 있는데, 본인 기준에서는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결국 원장 선생님하고 담임 선생님까지 나와서 끌고 가다시피 1호를 데리고 들어가면서 상황 종료가 되었어요.
1호는 확실히 정도를 좋아합니다.
변칙이나 약속에서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하지만,
가끔 변수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커가면서 배웠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