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J 아빠의 육아일기

#53 줄을 서시오!!!

EJ.D 2021. 7. 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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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순서에 집착을 많이 하죠.

항상 첫 번째가 되어야 하는 우리 집 1호와 2호님.
오늘도 여전히 우리 집 아이들은 순서 싸움에 진심 모드로 대처 중이에요.
형제를 키우는 집들이 다들 그러하겠지만, 연년생이어서 더 그런 것일까요?
한동안 1등 전쟁으로 매번 싸우는 것 중재하느라고 고생많이 했었네요.

근래에는 좀 나아졌어요
예전에는 무조건 서로 1등 하겠다고 싸웠는데, 그래도 이제 좀 컸다고 예전보다 덜 싸우거든요.
심지어 가끔 1호가 양보를 하기도 때로는 2호가 양보를 하기도 하죠.

Photo by Tim Gouw on Unsplash

하지만.... 단 하나 2호가 집착하고 1호도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어요.

바로 하원하고 현관문 1등으로 들어오기.

둘이서 이 것가지고 매일 싸웠어요.
달래도보고 화도 내고 했는데 하루 이틀 후면 다시 정상대전.
그래서 고심 끝에 찾아낸 방법이 이거였어요.
그때가 모든 것에 대해서 1등을 해야 할 때였죠.
그 중에서 유치원 버스에서도 먼저 내리려고 하길래, 순서를 정해줬죠.

유치원 버스에서 먼저 내리는 사람이 집에 들어갈 때는 나중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기로요.

한동안 타협점이 잘 지켜져 왔었는데..
얼마 전부터 2호가 자꾸 형한테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양보하더군요.
(2호의 목적은 무조건 집에 먼저 들어가기였기때문에 전략적으로 양보를 한 것이었어요. )

그런데 1호도 당연히 집에 먼저 오고 싶은데, 자꾸 동생이 일부러 늦게 내려서 본인이 1등으로 집에 못 들어오니..
좀 짜증이 쌓였었나 봐요.

하루는 또 2호가 버스 내리기를 양보하는데, 1호도 내리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둘이서 양보 전쟁(?)을 하다가 결국 또 1호가 먼저 내렸는데..
집 앞에서 결국 사달이 났습니다.

그동안 2호가 너무 많이 일부러 늦게 내려서 자기가 한 번도 못 들어왔으니 오늘은 먼저 들어가겠다는 1호.
약속한 대로 늦게 내린 자기가 오늘도 먼저 들어가겠다는 2호.

계속 이야기를 했지만, 마치 자석이 밀어내는 것처럼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더군요...

문 앞에서 서로 신경전을 펼치는 녀석들의 발


그러다 갑자기 얼마 전 썼던 아이들이 싸울 때의 부모의 대처방법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둘이서 이야기해보고 결론 내리면 알려달라고 하고 저만 먼저 들어왔습니다.
현관문은 닫아서 둘이서 이야기하게 내버려두었고요.
(그 와중에 무슨 일이 생길까 문 바로 뒤에서 가만히 소리 듣고 있었습니다.)

뭔가 둘이서 속닥속닥하는 것 같더니, 3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초인종이 울렸어요.
오늘은 형이 먼저 들어오고 다음 날부터는 둘이서 함께 현관문을 통과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이 협약이 오래갈 지는 알 수없습니다.
그래도 당분간은 서로 이 걸 지키겠죠.


아이들이 싸울 때면 그 사이에서 항상 짜증이 났었는데...
이렇게 제가 개입하지 않고 둘 사이의 의견이 조율이 되는 것을 보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네요.
아이들이 많이 커준 같기도 하고, 내가 있어서 그동안에 더 싸웠나라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둘이서 이야기를 하고 결론이 내린 것에 대해서 매우 고맙네요.

앞으로도 둘이 싸울 때면 좀 내버려 두고 알아서 하라고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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